있ㅅ는잔치 기획팀과 대책위는 지난 9월 현장에서 사건 발생 즉시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고, 2차 피해를 확산시킨 책임이 있습니다. 당시에 받았던 문제 제기를 통해 2차 피해를 확산시킨 장본인(넥스트젠 활동가)으로 꾸려진 대책위가 사건을 다룰 수 없음을 뒤늦게 인지하였고, 현장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려던 사건처리 절차를 중단했었습니다.
늦었지만, 넥스트젠을 비롯한 공동체 내에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다르게 대응하는 방식을 찾기 위해 사건 대응 단위를 새롭게 구성하여 진행하고자 합니다. 외부 전문위원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 있ㅅ는잔치에 참가하지 않았던 넥스트젠 전/현 멤버 3인과 외부위원 3인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가 '1차 성폭력 사건'과 '넥스트젠에 의한 위계폭력'의 조사와 심의 과정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사건처리 절차는 통상적인 성폭력 사건처리 절차를 따라서 구성되었으며, 상세 내용은 프로필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넥스트젠은 피신고인으로서 조사를 받고, 조사위/심의위의 요청을 이행하며 조사와 심의 과정에 미치는 영향력을 경계하겠습니다.
넥스트젠은 2024 있ㅅ는잔치 사건과 스스로의 행동을 돌아보며 단체로서 무엇을 어떻게 책임질 수 있는지 고민하고, 왜 이런 일이 생기게 되었는지 내부적인 요인을 발견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자체적인 한계를 인정하며 <성희롱·성폭력 대응 절차>에 대한 외부 교육에 참여하였고, 매주 온라인으로 관련 글을 읽으며 성찰을 나누었습니다. 넥스트젠은 단체로서 갖고 있는 권력에 대해 무지하고, 성폭력과 젠더 위계에 대해 무감각했음을 인정합니다. 활동가들 역시 개인적 서사 안에서 있었던 젠더 위계에 대한 경험을 마주하며, 삶의 전반에서 폭력에 무감각했던 모습을 반성하고 있습니다.
사건처리 절차를 진행하는 것은 넥스트젠이 그동안 회피해왔던 성폭력과 위계적 문화를 드러내기 위해서입니다. 넥스트젠은 영향력을 가진 단체라는 점에서 젠더 위계에 무감각한 상태로 그 힘을 사용하는 구조적 폭력에 분명한 책임이 있습니다. 그것은 넥스트젠이 추구하는 공동체성과 다르고, 떠날 수밖에 없던 피해자들에게는 회복될 수 없는 상처를, 활동가들에게는 소진을, 그리고 넥스트젠을 찾아오는 이들에게는 실망과 소외를 가져왔습니다.
지난 세 달간 인정과 반성의 시간을 두고 고민해 보지만, 여전히 위계에 대한 이해와 성 인지 감수성, 성폭력 사건에 대한 대응은 어렵기만 합니다. 무엇보다 성폭력 사건, 공동체 내 위계의 문제는 단지 개인들의 문제가 아니며,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바라보고 변화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이번 문제 제기를 통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피해와 가해의 위치가 개인화 된다면 있ㅅ는잔치 뿐만아니라 다른 장에서, 다른 공동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아픔과 고통, 소외는 계속될 것입니다. 다른 실패를 하기 위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살아가는 땅을 만들기 위해, 진정한 변화를 만나기 위해서, 깊고 얕게 연결되어 있는 이들과 함께 고민해 나가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사건처리 절차는 있ㅅ는잔치에서 있었던 성폭력과 위계폭력을 부정하거나 혹은 가해자를 징계하려는 것, 또한 섣불리 피해를 회복하려 하거나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활동을 재개하기 위함이나, 넥스트젠을 유지하기 위함이 되어서도 안됩니다. 우리가 사랑했고, 연결되었던 이곳이 더 이상 혐오와 차별, 폭력에 대해서 외면하지 않을 수 있기 위해서, 살고 싶고, 함께하고 싶은 공간을 만들기 위함이 되어야 합니다.
각자의 경험과 시점은 다르지만, 우리는 이곳에서 환대와 존중, 배려, 사랑, 연결감으로 만났습니다.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사회에서 길을 잃었을때 위로와 반가움으로 만났던 우리가, 아픔과 슬픔도 볼 수 있을때 진정으로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에 공감합니다.
아리고 슬픈 고통의 순간을 각자의 위치와 온도로 건너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가 들려지고 나눠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녹색계에서 있었던 아픔들을 드러내고 나눌 수 있는 장을 모두와 함께 이어가고 싶습니다.
앞으로 찾아올 미래가 무엇인지 알 수도 보장할 수도 없지만, 그 안에서 책임을 가지고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겠습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고민하고 행동하는데 함께 해주기를 부탁드립니다.